2010년 1월 20일 수요일

로봇고 국제기능올림픽 모바일 로보틱스 대회 금메달

정보통신

로봇 기능올림픽 첫 출전해 일본팀 꺾고 MVP 된 고3 [중앙일보]

2010.01.21 01:48 입력 / 2010.01.21 04:26 수정

‘대한민국 인재상’ 김원영·최문석군

서울 로봇고 김원영(왼쪽)군과 최문석군이 로봇 팔의 관절을 살펴보고 있다. [황정옥 기자]
“학생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교육용 로봇을 개발하겠습니다.”

20일 서울 소공동 서울프라자호텔. 고교생 ‘로봇박사’인 서울로봇고 3학년 김원영·최문석군은 이렇게 당찬 포부를 밝혔다. 국내 유일의 로봇 특성화고에 다니는 두 학생은 이날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부터 ‘2009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았다. 지난해 9월 캐나다에서 열린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 ‘모바일 로보틱스’ 대회에 나가 금메달을 따내 미래 인재로 꼽힌 것이다. 국제기능올림픽에는 세계 51개국 1000여 명이 참가해 기계·전자 등 40여 개 분야에서 실력을 겨뤘다.

두 학생은 로봇이 미로를 지나 물건을 집은 뒤 되돌아오도록 프로그램을 짜고 무선으로 움직이게 하는 기술로 1등을 했다. 모바일 로보틱스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첫해에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됐고, 한국 선수 중 최고점을 받아 MVP상도 탔다. 원영군은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일본 팀에선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일하는 현장 전문가가 나왔다”며 “나중에 우리가 고교생인 것을 알고 깜짝 놀라더라”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았던 원영군은 중학생 때 선생님의 권유로 로봇대회에 출전하면서 로봇과 인연을 맺었다.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로봇고에 진학했다. 경기도 안양 집에서 한 시간 반가량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야 하는 거리였다. 그는 “좋아하는 것을 배우는 곳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잠을 적게 자고 이동 중에 공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졸업을 앞둔 두 젊은이는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택했다. 모두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고졸이지만 특기가 있기 때문에 대졸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원영군은 “자동으로 실내온도를 조절해주는 시스템 등 우리 주변에는 로봇 역할을 하는 장치가 많다”며 “한국이 로봇 분야에서 세계 4위라고 하는데, 산업용 로봇에 국한돼 있어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문석군은 “회사를 다니면서 야간에 대학 공부를 하고 창업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과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2009 대한민국 인재상’은 고교생 60명과 대학생 40명이 받았다. 골프선수 신지애(연세대)와 최연소 여자탁구 국가대표 양하은(홍진고) 선수, 독립 단편 영화 제작에 뛰어든 변성빈(한국애니메이션고)군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인재가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대통령 상장·장학금과 함께 연수 기회가 제공된다.

김성탁 기자 ,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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