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31일 일요일

BMI - 최규완 박사님


재일(在日) 최규완 박사 기술 개발
오른손 움직이는 상상하면 컴퓨터가 뇌파의 변화 감지 휠체어 오른쪽으로 회전…
생각으로 기계 조작 기술 로봇 팔·TV에도 이용 기대
일본에 있는 한국인 과학자가 생각만으로 휠체어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팔다리가 마비된 환자라도 혼자서 휠체어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생각을 기계동작으로 연결시키는 이른바 '-기계 인터페이스(BMI·Brain-Machine Interface)' 덕분이다. 휠체어뿐 아니라 로봇도 생각만으로 움직일 수 있다. 광고 문구처럼 '생각만 하면 생각대로' 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왼손 생각하면 왼쪽으로 회전
일본 최고의 과학연구소인 이화학연구소 산하 뇌과학연구소(BSI)의 최규완(崔圭完·35) 박사는 29일 일본 문부과학성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폴란드 출신의 안제이 치호츠키(Cichocki) 박사와 함께 머릿속으로 손발 동작을 생각하면 그에 따라 휠체어가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생각으로 움직이는 휠체어의 조작은 간단하다. 오른쪽 손을 쥐는 생각을 하면 휠체어가 오른쪽으로 회전하고, 왼쪽 손을 생각하면 왼쪽으로 회전한다. 두 발로 걷는 동작을 생각하면 휠체어가 직진한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면 정지한다.

혹시 있을지 모를 오작동의 가능성을 감안해 비상정지 기능도 갖췄다. 목 아래가 마비된 환자가 사용할 것을 생각해 뺨에 전극을 붙였다. 환자가 비상정지를 하고 싶으면 뺨만 실룩거리면 된다. 최 박사는 "목 아래가 마비된 척수마비환자들이 1주일 정도 연습하면 생각만으로 일반 휠체어의 이동속도와 같은 속도로 휠체어를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생각 해석 정확도는 95%로 이제까지 개발된 BMI 중 최고치다.


 최규완(崔圭完) 박사 
 일본 이화학연구소 산하 뇌과학연구소(BSI)-도요타 협력센터의 최규완 박사가 개발한 휠체어. 뇌파를 검출해 생각만으로 휠체어의 회전과 직진을 조종할 수 있다. 최 박사가 생각만으로 장애물을 피해가는 시현을 해보이고 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 제공= 이영완 기자
동작 따라 달라지는 뇌파가 핵심

비결은 손발 동작을 생각할 때 다르게 나타나는 뇌의 전류 변화, 즉 뇌파(腦波)에 있다. 사람이 오른쪽 손을 움직이는 상상을 하면, 오른쪽 손의 동작을 담당하는 대뇌 왼쪽 운동피질에서 뇌파의 진동 폭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왼쪽 손을 생각하면 오른쪽 운동피질에서 뇌파 진동 폭이 줄어든다. 두발로 걷는 상상을 하면 발과 관련 있는 한 가운데 운동피질에서 뇌파 진동 폭이 줄어든다.

연구진은 환자에게 오른쪽과 왼쪽 각각 두 개씩, 가운데 한개 모두 다섯개의 전극이 달린 두건을 쓰게 하고 생각을 할 때 뇌파의 변화를 포착했다. 컴퓨터는 이 신호를 받아 어떤 동작을 생각하는지 파악한다. 그리고 왼손을 쥐는 상상을 했다고 판단하면 왼쪽으로 회전하도록 휠체어 모터를 작동시킨다. 최 박사는 "0.12초마다 뇌파로부터 좌우 회전과 직진 명령을 받을 수 있다" "훨체어가 생각과 달리 움직이면 그전 생각과 조금 다른 생각을 하는 식으로 언제든 방향을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이화학연구소의 BSI-도요타사 협력센터에서 진행됐다. 도요타사는 이 기술을 휠체어뿐 아니라 로봇 팔과 TV 등 가전기기까지 생각만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최규완 박사는 고려대를 나와 한국정보통신대에서 석사를, 도쿄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 박사는 다음 달부터는 교토에 있는 세계적인 뇌연구소인 국제첨단통신연구소(ATR)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사람 상상 따라 움직이는 로봇

지난 2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을 향후 10년간 우리 생활을 크게 바꿀 10대 미래유망기술의 하나로 선정했다. 이 기술은 2008 5월 미 피츠버그대 연구진의 원숭이 실험으로 주목을 받았다. 연구진은 원숭이 뇌에 전극을 심고, 이것을 로봇 팔에 연결했다. 원숭이의 팔은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얼마 있지 않아 원숭이는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여 간식을 집어먹었다. 국내에서는 한림대 신형철 교수가 전극을 심은 개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모니터의 점을 옮기게 하는 데 성공했다.

팔 정도가 아니라 몸 전체가 사람 생각대로 움직이는 로봇도 나왔다. 지난 3월 일본 ATR과 혼다사는 뇌파 검출 두건을 쓴 사람이 생각만으로 인간형 로봇 '아시모'를 조작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예를 들어 오른팔을 들고자 7~9초간 생각하면 아시모가 오른팔을 드는 식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